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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퍼즐조각/사회 이야기

[인문학 이야기] 지역갈등은 완벽한 허상이다! - 지역갈등의 기원과 원인

by 이야기퍼즐조각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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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퍼즐조각 지역갈등 이야기

 

안녕하세요. 이야기퍼즐조각입니다.
각각의 모든 이야기퍼즐조각은 하나의 역사로 완성됩니다.

 

우리나라는 지역갈등이 무척 심합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절대 경상도 차번호를 가지고 전라도 여행을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어른들 사이에서 '전라도놈'들은 여전히 툭 하면 사기치고 비열한 인간들처럼 여겨집니다. 지역갈등의 시작은 어디일까요? 오늘은 지역갈등, 특히 영호남 지역갈등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백제, 신라, 가야 지도

# 영호남 지역갈등의 기원은 삼국시대?

삼국시대부터 영호남의 지역갈등은 있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남의 신라와 호남의 백제란 서로 다른 나라가 세워져 있었고 전쟁도 벌였는데 어찌 사이가 좋을 수 있느냐는 관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백제의 전통성을 잇고 백제의 후예란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건 사실 충남지역과 전북 북부 일부 지역입니다. 영호남 지역갈등의 핵심 주체인 호남은 달리 큰 저항 없이 신라에 편입되었습니다.

 

고려 때 고려의 훈요 10조에서 "차현 이남의 공주강(금강) 밖의 사람들을 벼슬자리에 두지 말아야 한다."고 기록으로 백제인이 차별받아 앙금을 품었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왕건 시대 때 전라도 출신의 높은 관리들이 많았습니다. 일단 왕건의 뒤를 이어 왕이 되는 혜종도 나주에서 태어났고, 그의 어머니 장화왕후도 나주의 호족 가문의 딸이었습니다. 오히려 이 훈요 10조는 궁예의 지지기반이었던 사람들이 많이 사는 청주 지역을 두고 한 말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오히려 앙심을 품으려면 청주 지역 사람들이 앙심을 품었겠지요.

 

경상도와 신라를 동일시 할 수 없습니다. 만일 현재의 지역갈등을 백제와 신라의 구도처럼 생각한다면 경상도 안에서도 경상북도와 경상남도가 심한 지역갈등을 보여야 합니다. 경상북도가 신라의 정체성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면 경상남도는 신라와 대립하였던 가야의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야 중 대가야는 신라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도중 백제와 깊은 우호 관계를 맺기도 하였습니다.

 

즉, 전라도와 백제를, 경상도와 신라를 동일시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러니 백제와 신라의 대립구도처럼 영호남의 지역갈등을 바라보면 안 됩니다.

 

 

7대 대선 결과 지도

# 영호남 지역갈등이 도드라진 시기

지역갈등에 대해서 설명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1963년 5대 대선입니다. 이 때 5.16 쿠데타 이후 첫 대통령 선거를 하는 박정희가 윤보선에 맞서 자신의 강력한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하여 지역갈등을 조장하였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수도권과 충청도, 강원도 쪽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윤보선에게 투표를 하였고 전라도와 경상도는 거의 완벽하게 박정희에게 투표를 하였습니다. 이 때부터 선거결과에서 지역이 완전히 나뉜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영호남 지역갈등을 조장했다고 하는데 전라도에서 박정희를 열렬히 지지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즉, 이 때까지만 하여도 영호남의 지역갈등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영호남 지역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걸까요. 1971년 7대 대선입니다. 이 때 영남을 대표하는 박정희와 호남을 상징하는 김대중이 대결하게 됩니다. 선거결과를 보면 김대중은 서울과 경기,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였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박정희가 압도적으로 승리하게 되며 마치 요즘의 선거결과와 비슷한 구도를 보입니다. 이후 적어도 선거에서 지역갈등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유신체제를 선포하며 대통령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된 것은 그 유명한 해인 1987년 때입니다. 이 때 영호남 지역갈등이 뚜렷해 집니다. 1987년의 대선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4명의 후보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노태우는 대구와 경북을, 김영삼은 부산과 경남을, 김대중은 전라도를, 김종필은 충청도를 대표하였습니다. 선거결과 대표되는 지역에서 모두 대표후보를 가장 많이 찍어준 것은 물론, 김대중이 전라도에서 94% 득표하게 됩니다. 이 사실로 전라도 사람들을 지역갈등의 주범으로 몰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요. 영호남 지역갈등의 또 다른 핵심 지역인 대구에서 영남을 대표하는 노태우와 김영삼의 득표율을 합치면 95%가 넘습니다.

 

이 때 도드라진 지역갈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역갈등 일러스트
ⓒ데일리안 DB

# 영호남 지역갈등의 원인

그렇다면 왜 영호남 지역갈등이 생긴 걸까요?

 

호남과 영남의 대립과 지역갈등은 영남쪽으로 쏠린 경제적 특혜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개발이 영남쪽에 몰려 있었습니다. 일단 서울과 경상도를 잇는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를 놓았습니다. 이 길을 기반으로 각종 공업시설이 영남에 건설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호남에는 어떤 혜택이 있었을까요. 어떤 혜택도 없었습니다.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쌀농사가 잘 되니 계속 쌀농사를 지으라고 하였고, 그로 인하여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호남쪽 개발에 집중하여 균형을 맞추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호남쪽에 특혜를 몰아주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이면 다른 지역 특히 영남에서 난리가 납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과 영남으로 떠나게 되면서 영남은 인구가 크게 느는 반면 호남은 인구가 줄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호남의 인구가 약 500만인 반면 영남은 약 1300만입니다. 영남인구가 호남인구의 거의 3배입니다.

 

전라도 인구가 많다는 괴담이 있습니다. 호남인구는 전국으로 볼 때 매우 적습니다. 70-80년대 살기 힘들어진 호남인들이 서울 수도권과 경상도로 많이 옮겨왔으니까요. 그렇다고 이전부터 호남에 인구가 엄청 많아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온 호남인들의 수가 엄청 많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해방 직후 호남 대 영남 인구가 약 510만명 대 630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 때부터도 호남의 인구가 영남의 인구보다 적었습니다. 그런데 살기 위해 할 수 없이 타지역에서 보통 장사를 하게 된 그들의 수가 그 지역을 잡아먹을 정도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서울의 인구 60%가 전라도인이거나 전라도출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생각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영남지역 출신 인사를 많이 등용되어 왔던 것도 원인이 됩니다. 박정희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정희가 영남출신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영남출신 인사가 많이 등용되었습니다. 이때 그들이 기득권을 잡고 자리를 잡은 것이죠. 영남의 인구가 많은 것도 한 몫 하였습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지역갈등 조장이 있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지역갈등 조장의 최초로 기록된 발언은 신민당과 3선개헌반대 범투위의 이재형, 정성태, 김대중, 윤길중, 양일동, 양회수 의원의 "영남지방은 고속도로까지 개설하는 정부가 호남선은 복선마저 제대로 않고 푸대접하고 있다. 경상도 정권을 타도하자."는 발언입니다. 하지만 수위가 강해진 시초는 1971년 대통령선거 대구 유세에서 이효상이 한 박정희 지지 찬조연설입니다. 그는 "경상도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우리 영남인은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된다. 경상도 사람 중에서 박대통령 안 찍는 자는 미친놈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중앙정보부 공작으로 영남지역에 '호남에서 영남인의 물건을 사지 않기로 했다'는 가짜뉴스 전단지가 살포되기도 하였습니다.

 

영남패권주의도 영호남 지역갈등을 심화시킨 원인입니다. 영남패권주의란 오직 영남 사람들만이 모든 고위직을 차지해야 한다는 지역 이기주의입니다. 무서운 사실은 은근히 영남패권주의를 가지고 있는 경상도 출신 고위직과 일반 시민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영호남 지역갈등은 결국 정치인과 기득권이 만들어낸 완벽한 허상입니다. 하루 빨리 지역갈등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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