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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퍼즐조각/사회 이야기

[사건 이야기] 세월호 진상규명,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만 하라니요.

by 이야기퍼즐조각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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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야기퍼즐조각입니다.

각각의 모든 이야기퍼즐조각은 하나의 역사로 완성됩니다.

 

며칠 뒤 2023년 4월 16일이 되면 세월호 9주기가 됩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기억하겠습니다🎗️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말합니다. 지겹다, 이제 그만 해라. 하지만 밝혀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그만두겠습니까. 고인이 된 가족을 떠나보내기 위한 필요조건은  왜 내 가족이 떠나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죽음의 원인을 알았을 때 비로소 애도가 끝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9주기를 맞아 추모의 마음으로 세월호사건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표면적으로 드러난 세월호의 원인

놀랍게도 처음부터 수명이 다한 배였습니다. 세월호는 1994년 일본의 하야시카네선거에서 건조되어 일본 마루에이 페리사에서 페리 나미노우에라는 이름으로 약 18년 간 가고시마에서 오키나와 나하를 오갔던 배입니다. 그러다 2012년 10월 1일을 기하여 나하발 운항을 끝으로 퇴역하였습니다. 이미 수명을 다하고 퇴역한 배를 청해진해운이 같은 달 2012년 10월에 매입하여 개수작업을 거친 후 세월호라는 이름으로 2013년부터 인천-제주를 오가는 배로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승객을 더 태워 수익을 올리려 불법으로 선박을 개조한 것입니다. 세월호는 당초 600명이 정원이었습니다. 그런데 300여 명을 더 태우기 위해 배 뒤쪽에 객실을 추가하였습니다. 객실을 추가하기 위하여 선수부 우현 사이드 램프 도어(램프웨어)를 제거하였습니다. 사이드 램프 도어는 출입구를 의미합니다. 무리한 객실 추가로 세월호의 무게는 페리 나미우에 때 보다 239톤이 증가하였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일본에서도 이미 한 번 선박 개조로 589톤이 증가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세월호는 총 828톤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세월호 관련 공적 조사단에서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을 "급격한 대각도 변침으로 배가 좌현으로 기울며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이 좌측으로 쏠려 잃은 선체의 복원성"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출발일 당시 예정된 시각보다 2시간 지연하여 출항하였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기본적으로 최대 속력을 유지하면서 과속 운행을 했습니다. 심지어 조류가 빠르기로 유명한 맹골수에 들어가서도 최대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습니다. 과속에 과적에, 허술하게 결박한 짐이 풀리면서 한 쪽으로 과한 무게가 쏠리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선체의 복원성을 잃어 배가 기울었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선장과 대다수의 선원들의 무책임도 원인입니다. 선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원들이 침몰 직전까지 탐승객에게 객실에 그대로 있으라고 안내방송을 하고 정작 자신들은 배 밖으로 나와 해경 정비정에 의해 가장 먼저 구조되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장소인 맹골수도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조류가 빨라 매우 위험한 장소인데 이 지역을 운항할 때 지휘한 사람은 입사 4개월차 3등 항해사였고 선장은 조타실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결국 세월호 선장 이준석은 무기징역을, 14명의 승무원은 징역 1년 6월부터 12년을, 청해진해운의 대표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한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였던 유병언은 지난 2014년 6월 도피 중 자살로 책임을 회피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하며 부수적으로 관리 부실과 안전불감증, 부품의 노후화와 검사 부실이 세월호 원인의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 밝혀지지 못한 수많은 의혹

그런데도 왜 아직 세월호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할까요? 왜 많은 사람들이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걸까요? 가장 중요한 '핵심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급변침을 하였고, 왜 배가 기울었고, 왜 초동대처가 현저하게 늦었으며, 구조활동은 왜 그따위였는지. 아직 어떠한 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4월에 설치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로 인하여 얻은 증거를 바탕으로 침몰 당시의 상황을 데이터로 복원하였습니다. 수백번의 시뮬레이션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선조위는 확실한 어떠한 결론도 도출하지 못한 채 선조위 활동을 종료하였습니다.

 

급변침의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가설은 내인설입니다. 내인설이란 기계 결함으로 급속하게 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과적된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며 더 빠른 속도로 배가 기울었고 열려 있던 수밀문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침몰하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가설이며 선조위에서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설인데도 불구하고 과학적인 증거로 명쾌하게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외인설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외인설이란 말그대로 선체 외부에서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인하여 선체의 복원성이 상실되어 침몰하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실제로 시사저널에서 "세월호 외력충돌 흔적이 나왔다"는 제목으로 단독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로써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암초가 꼽혔습니다. 하지만 사고지점 근처에 암초가 없고 눈에 띄는 항로이탈은 없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이 주장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잠수함충돌설도 줄기차게 주장되는 설입니다. 하지만 인양된 선체에서 잠수함 같은 것의 외부충격이 없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 주장 역시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합리적인 의심과 얼토당토 않은 음모론이 산재

어떠한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보니 각종 설들이 등장합니다. 세월호와 관련하여 굉장히 그럴 듯한 합리적인 의심부터 얼토당토 않은 완벽한 음모론까지 존재합니다. 

 

내부 폭발 음모론이 있습니다. 이는 세월호에 실려 있던 화물이나 차량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져 침몰하였다는 가설입니다. 생존자 증언 중 '쾅'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이 있어 더욱 신빙성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쾅'하는 충격음은 선박에 실려있던 컨테이너처럼 크고 무거운 무언가가 선박이 기울어지면서 벽에 부딪혀 발생하였다는 관계자의 증언이 나오고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항적자료와 선원들의 진술로 선체 이상 징후가 없었다며 내부 폭발설을 부정하였습니다.

 

김어준과 김지영 감독이 고의침몰설을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최초 목격한 두라에이스 호의 선장과 선원들이 정부가 공개한 AIS 자료와 해군 레이더 기록이 실제 항적과 다른 것 같다고 증언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생존자들의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새로 찍은 항적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쪽 앵커가 내려가 있어 병풍도 주변 바닥과 충돌하게 되어 세월호가 4번이나 급좌회전을 하였고 이것과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침몰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앵커가 내려가 있던 것은 부주의로 인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2018년 4월 12일에 개봉한 <그날, 바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외 의도적 침몰 음모론이 있습니다. 국정원이 실상 자신들의 소유였던 세월호가 부정선거 여론 조작, 국정원 대선여론조작 등을 입막음 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세월호를 침몰시켰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잠수함과 어뢰에도 침몰하지 않자 해양경찰까지 투입되어 인의적으로 배를 엎었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인신공양설도 있습니다.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의 영생교 교주 기일을 맞이하여 일으킨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인간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음모론은 극우들의 유가족을 향한 공격에서 보호하기는 커녕 정부가 직접 나서서 유가족을 사찰하고 무언가를 계속 숨기려고 하는 모습 때문에 더 날개를 달고 퍼졌습니다. 정부가 사고 발생 당시 매뉴얼대로 제대로 구조작업을 하고 이후에도 유가족을 최소한의 예우로만 대했다면 이 정도로 심각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진상규명과 원하는 것 또 한 가지, 사과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9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왜 그들이 죽었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유가족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애도를 끝낼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세월호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유가족을 향한 사과가 반드시 동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당시 컨트롤타워를 이끌어 갔어야 할 당시 행정부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국가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훨씬 더 많은 목숨을 잃게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니까요. 청해진해운과 당시 세월호 운행 승무원과 관련된 사람들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사고 관련하여 막말을 일삼은 유명인사와 정치인의 사과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극우집단, 일베 등 악의적으로 유가족을 공격하고 욕한 사람들의 사과가 있어야 합니다. 

 

더 이상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부디, 최소한의 예우와 윤리가 살아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서 죄송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REMEMBER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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